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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디게일 - 올림픽 복싱을 위한 다섯 가지 테크닉




※ 2008 베이징올림픽 미들급 금메달리스트 제임스 디게일이 자신의 올림픽 대표팀 시절 유용하게 사용한 다섯 가지 대표적인 테크닉에 관해 설명한 글을 번역했습니다. 디게일이 사우스포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으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1. 깔끔한 잽


선정 이유: 잽은 복싱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펀치야. 잽이 적중하면 상대의 머리가 젖혀지면서 판정단이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으니 점수를 따내는 데에도 좋지. 무엇보다 복싱의 모든 것은 잽으로부터 시작하잖아. 내 팔의 길이를 이용해서 상대에게 쭉 뻗는 것 그 자체로 레인지를 판단할 수 있지.


사용 방법: 허리가 돌아간 상태에서 앞발이 잽과 함께 따라가도록 하고 앞꿈치와 뒷꿈치가 평행을 이루도록 해. 그래야 최대한 몸을 뻗을 수 있고, 체중을 좀 더 실어줄 수가 있거든. 몸을 최대한 뻗어서 거리의 이점을 얻는 것이 중요해.


실전에서: 토너먼트 1차전, vs. 모하메드 히칼(이집트) 13-4

그룹의 첫 번째 경기였다 보니 부담감이 장난이 아니었지. 첫 라운드가 끝난 다음에는 점수에서 뒤지고 있었지만 침착함과 인내심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어. 대부분은 긴 펀치로 점수를 따냈는데, 심지어 훅조차도 바디 샷은 쓰지 않았어. 좋은 잽이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 상대가 나 같은 사우스포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고.



2. 잽에 이어서 따라오는 롱 훅


선정 이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술 중 하나야. 내 팔은 워낙 길고 크다 보니 이 기술로 점수를 따내기 좋았거든. 이 경우에 잽은 레인지를 파악하고 훅을 셋업하는 용도에 좀 더 가까워. 여기서 쓰는 훅은 점수를 따내는 것이 목적이라 굳이 힘을 강하게 실어서 칠 필요가 없어. 게다가 상대방은 이미 쭉 뻗어진 팔에서 다시 훅이 나올 거라는 예상을 하기가 어렵지.


사용 방법: 잽을 내되 원래의 위치를 그대로 유지해. 잽으로 살짝 건드리는 동작을 취하면 상대방은 그걸 예상하고 가드로 블로킹할 거야. 그러면 팔이 쭉 뻗어진 상태에서 몸을 살짝 뉘여서 각을 만들고, 손을 돌리고 앞발 무릎과 엉덩이를 회전시켜서 펀치를 내도록 해. 주먹을 확실히 돌려서 너클 파트로 때리는 것을 잊지 마.


실전에서: 토너먼트 2차전, vs. 숀 에스트라다(미국) 11-5

라운드를 치르며 나는 근소하게 앞서고 있었지만 아주 작은 차이였어. 두 라운드를 남긴 상태에서 나는 다시 한 번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고 상대가 들어오는 것을 노리고 있었지.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공격을 먹여 줬어. 볼로 펀치, 어퍼컷, 다양한 롱 훅 등등 그 거리에서 쓸 수 있는 펀치는 죄다 썼지.



3. 잽을 패리한 후 카운터


선정 이유: 상대의 잽을 블로킹하는 대신 패리한다면 더 쉽게 카운터를 맞출 수 있을 거야. 가드로 블로킹하면 자세를 바꾸기 어렵지만 패리하면 상대의 중심을 흔들어놓을 수도 있고 반대편 손으로 카운터를 꽂기도 용이하거든. 만약 당신이 나처럼 사우스포인데 상대는 오소독스라면 상대방의 측면은 나에게 완전히 노출된 것이나 다름없지.


사용 방법: 상대의 눈을 보면서 패리할 준비를 해. 아주 섬세하게 쳐내야 하는데, 만약 너무 세게 쳐냈다간 상대가 오히려 그 틈을 노리려 하겠지. 잽을 쳐내면 즉각 반응하는 동작처럼 곧바로 뒷손이 따라 나가야 해. 크로스를 날릴 때에는 뒷발을 회전시키고, 팔을 쭉 뻗고, 너클을 잘 돌려주도록 해.


실전에서: 8강전, vs. 바크티야르 아르테예브(카자흐스탄) 8-3

상대방이 올림픽 전 대회 웰터급 금메달리스트였고, 게다가 그와 나는 1승 1패씩 주고받은 전적이 있는데다 상대가 기술적으로 상당히 좋은 복서라서 더욱 긴장했지. 1라운드가 끝난 이후에, 이번에도 내 발, 스트레이트 펀치, 훅 등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어. 이 경기에서는 패링과 블로킹 등 여러 수비 기술도 많이 사용했지.



4. 사이드스텝을 섞는 2연속 크로스 공격


선정 이유: 그저 들어갔다가 빠지는 단순한 동작이나, 상대방이 움직임을 예측하기 쉽게 만드는 건 누구도 바라지 않는 일이야. 변화를 주는 법을 알아야 해. 사이드로 빠지는 스텝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작 중 하나야. 프로 경기에서도 잘 써먹고 있지. 뒤로 빠지는 대신 사이드로 빠지면 각을 만들 수 있고 힘을 싣기도 좋지. 작고 섬세한 동작 하나만으로도 충분해.


사용 방법: 뒷손 크로스를 낼 때에는 뒷발을 회전시키고 주먹을 제대로 돌려서 너클 파트에 맞출 수 있도록 해. 그런 다음 아주 작은 사이드 스텝을 밟아. 앞발은 제자리에 놓되 뒷발을 움직여서 상대의 레인지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해. 그런 다음 다시 뒷손 크로스로 반격하는 거지.


실전에서: 4강전, vs. 대런 서덜랜드(아일랜드) 10-3

이 경기 전까지 나는 이 선수와 다섯 번 붙어서 네 번이나 졌어. 하지만 이날은 모든 것이 잘 풀렸고 아마 이날의 퍼포먼스가 내가 올림픽에서 선보인 것 중에서 최고였을 거야. 사이드 스텝, 인앤아웃 등 발을 굉장히 잘 써서 움직였지. 발을 움직여서 앵글을 만들고 공격을 적중시키는 것이 전부였어.



5. 잽, 뒤로 빠진 후 크로스


선정 이유: 아마추어에서 점수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발을 잘 쓰는 거야. 치고 빠지는 것만 제대로 해도 완벽하지. 레인지 밖으로 빠져나갔다가 갑자기 다시 되돌아와서 빠른 공격을 날리면 상대방이 대처하기 어려울 거야. 인 앤 아웃을 제대로 하면 상대가 공격을 적중시키기도 어려워지게 만들지.


사용 방법: 잽을 날릴 때에는 언제나 발에 신경쓰고 턱을 잘 당기도록 해. 그리고 상체를 살짝 뒤로 누이도록 해. 그런 다음 우선 뒷발을 먼저 뒤로 빼고, 다음에 앞발이 따라 들어가도록 해. 그렇게 하면 상대방과 너 사이의 거리가 벌어질 거야. 그런 다음 상대가 따라 들어오면 뒷손과 함께 나가는 거지.


실전에서: 결승전, vs. 에밀리오 코레아(쿠바) 16-14

첫 라운드는 아주 잘 풀렸어. 뒷손을 주로 사용해서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고 되갚아주는 식이었지. 그런데 경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홀딩이 잦아지고 경기도 지저분해졌어. 하지만 뒷손 공격과 롱 샷을 잘 활용한 덕에 결국 승리를 거둘 수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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