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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들의 올림픽 복싱 출전 허용 논란! / 리우 올림픽에 관심을 보인 파퀴아오와 퓨리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남자 복싱 부문에 프로 선수들의 출전을 허가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논란은 지난 2월 AIBA 총장 우징구오가 맨체스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나이와 프로 전적의 제한 없이 모든 복서들의 올림픽 출전 허가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시작되었다. 우징구오는 올림픽에 진정한 최고 수준의 복서들을 끌어모으고 싶으며, 다음 대회가 아니라 올해 열릴 리우 올림픽부터 새로운 룰을 적용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징구오 - "우리는 올림픽에 최고의 복서들을 끌어모으고 싶다. 올해는 AIBA의 70주년이며 이를 기념해서 변화를 주길 원한다. 4년 후의 다음 올림픽이 아니라 지금 당장."


"나는 2006년에 임기를 시작할 때부터 '아마추어'라는 정의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올림픽에서 아마추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얼마나 되는가? 최고의 선수들을 끌어모으는 것이야말로 IOC의 정책이다. 국제 기구 중에서 프로 선수들을 올림픽에 데려오지 못하는 곳은 아마도 AIBA가 유일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APB와 WSB 등 자체적인 프로 기구를 운영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나아갈 것이다."


"8월에 열릴 이번 올림픽부터 개정된 룰이 적용되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우리는 이미 AIBA와 올림픽 위원회 구성원들로부터 대단히 확고하고 긍정적인 응답을 받았다. 모두가 이것이 실현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






우징구오 총장의 발표 이후, 복싱계의 수많은 인사들은 이에 대해 큰 우려를 표했다. BBC 복싱 분석가 마이크 코스텔로는 이러한 행보가 아마추어 선수들 중에서 최고를 가린다는 올림픽의 취지를 무너뜨리게 될 뿐만 아니라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에 갑작스레 큰 변화를 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코스텔로 - "내 생각에 올림픽 기간 동안 이런 일이 허가되어서는 안된다. 쉽게 말해서 불공정하기 때문이다. 100년 이상의 세월 동안 올림픽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금자탑이었으나 그러한 정신이 위협받고 있다."


"극소수의 수준 높은 아마추어 선수라면 최고 수준의 프로를 상대로 3라운드를 버티는 것은 어떻게든 가능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수준 높은 프로 선수가 상대적으로 약체 국가의 선수와 초반부터 겨루게 된다면? 명색이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무대인 올림픽에서 이런 일은 절대로 유익한 볼거리가 못 된다."


"이러한 의문 제기는 변화를 가로막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올림픽 복싱의 스포츠적 전통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엄청난 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성급하게 해서는 안된다."


헤비급 복싱 레전드 레녹스 루이스 또한 AIBA의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루이스는 프로 경력이 있는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허용이 아마추어 복서들을 위한 무대라는 올림픽 복싱의 근간을 흐리게 만들고, 나아가 선수들의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레녹스 루이스 -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마추어 시스템은 아마추어 선수들을 토대로 한 것이다. 경험이 적고 프로로서 완성되지 않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헤드기어를 착용하는 이유 또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세계 챔피언이나 프로 무대에서 두 손 안에 드는 선수들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경험이 적은 아마추어 선수들을 상대하게 될 수도 있다니, 이건 너무 불공정하다."


"앤소니 조슈아가 올림픽에 출전했는데 갑자기 블라드미르 클리츠코를 상대해야 한다고 가정해보라. 이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프로에서 70전 가까이 치른 선수를 상대하는 건데 이게 과연 공정한가? 그런데 이제는 경험 많은 프로 복서가 국제 경기 경험은 10전 남짓한 18살짜리 선수와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나에게 있어서 올림픽은 인생에서 반드시 이루고 싶었던 목표였고, 성공적인 프로 경력의 시작을 가져다줬다. 나는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프로 경력을 시작하면서 왕좌를 비웠다. 그렇게 아마추어 엘리트들은 프로 경력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채점 제도, 새로운 타입의 복싱, 더 긴 라운드에 적응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마추어와 프로 복싱은 완전히 다르다. 전혀 다른 두 복싱을 몸에 익히는 것은 두 배우자와 동시에 결혼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잘 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커먼웰스 우승자 출신의 아마추어 엘리트이자 전 WBA 페더급 챔피언이며 현재는 프로모터로 활동 중인 배리 맥기건 또한 우려를 표한 인물 중 하나다.


배리 맥기건 - "정신나간 제안이다. 요란스런 선전질에 불과하다. 12라운드 경기를 뛰는 선수를 불러서 3라운드 아마추어 경기밖에 경험하지 못한 선수와 경쟁하게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해괴한 소리다. 추진해봤자 제대로 돌아갈 거라는 생각도 안 든다."






복싱계 관계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프로 복서들 중에서 올림픽 출전에 관심을 보이는 인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재 브래들리 3차전 대비 캠프를 진행 중인 매니 파퀴아오는 최근 AFP의 인터뷰에서 리우 올림픽에 필리핀 대표로 출전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매니 파퀴아오 - "필리핀을 대표해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면 큰 영광일 것이다. 복싱 대표선수로 출전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못할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조국을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다."


헤비급 챔피언 타이슨 퓨리 또한 올림픽 출전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드러냈다. 퓨리는 리우 올림픽 출전을 '심각하게(serious)' 고려하고 있으며, 영연방과 아일랜드 중에서 자신이 대표 선수로 출전할 국가마저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타이슨 퓨리 - "내가 되어보지 못한 유일한 챔피언은 바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어떤 나라에서 올림픽 대표 선수로 나설지 고민하는 중이다. 나는 진지하다. 만일 내가 모든 것을 이루고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면 그때는 마음놓고 은퇴하게 될 것이다."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징구오 총장은 프로 복서들의 출전을 허가하겠다는 뜻을 강경하게 고수하고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도 우징구오는 8월 리우 올림픽에 프로 선수가 출전하는 것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징구오 - "프로 복서들은 리우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다른 모든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자격을 갖추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AIBA는 프로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다. 복싱은 아마도 프로 선수들이 올림픽 대표로 나설 수 없는 유일한 종목일 것이다."


우징구오와 AIBA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여러 국가의 복싱 연맹 수장들도 각자의 의견을 드러냈다. BABA(영연방 아마추어 복싱 연맹) 측에서는 대변인을 통해 "이번 제안은 각국에서 대표 선수를 선택하기 위한 기회의 폭을 넓히게 되겠지만, 동시에 우리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 대비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는 재능 있는 복서들을 보유하고 있다."라는 성명을 밝혔다. 미국 복싱 연맹 총장 마이크 마르티노는 이러한 변화가 최고의 선수들을 출전시킨다는 취지에 걸맞으며, 미국 대표팀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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