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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 vs. 파퀴아오 계약 문제를 둘러싼 프로모터 간의 다툼이 발생!






※ 문제가 된지 이틀 가까이 지난 사건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자세히 다뤄진 곳이 없는 것 같아서 올립니다. 사실 어제 쓰려고 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가…^^;


지난 2월 말 메이웨더 vs. 파퀴아오의 성사 계약서가 메이웨더의 SNS에 올라오자 반신반의하던 복싱계와 전 세계 팬들은 드디어 안심하고 5월 2일을 기다릴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계약서에 사인까지 했으니 이제는 웬만하면 경기가 엎어질 일도 없을 것 아닌가.


그런데 얼마 전 파퀴아오가 속한 탑랭크 프로모션의 수장 밥 애럼이 팬들과 복싱계 전체의 심장을 떨리게 만드는 발언을 하고 말았다. 계약 문제로 인해 시합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이다.


문제가 된 것은 대회 개최 장소인 MGM 리조트 측과의 계약이었다. 메이웨더 vs. 파퀴아오 협상은 양 측이 계약 조항이 적힌 메모를 주고받다가 합의하면 사인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계약 조항에는 MGM에서 배부하는 티켓과 숙소 숫자 등의 사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와 같은 식으로 협상이 완료되면 정식 계약서가 나오고 모든 당사자들이 사인을 마치면 정식으로 계약이 체결된다. 그런데 애럼의 주장에 따르면 아직까지 정식 계약서가 나오지 않았으며, 그는 지난 50년 동안 프로모터 일을 하면서 이와 같은 일이 처음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밥 애럼 - "더 이상은 모르겠다. MGM 측과 이런 일이 생긴 것은 처음이다. 시합? 우린 아무 것도 없다. MGM 측이 시합이 어쩌니 뭐니 하고 있지만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계약서 자체가 없단 말이다. 전혀. 심지어 우리는 계약서 초안조차 받지 못했다. 지금 발생한 상황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을 정도다."


"티켓 배분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MGM 측은 얼마나 배당받는 건가? 공개 판매가 되는 티켓은 얼마나 되는 건가? 계약 내용에 따르면 메이웨더 프로모션 측과 우리는 동등한 좌석수를 배분받았다. 이 구린내나는 상황은 모두 MGM 측이 자초한 문제다. 숙소는 어떻게 된 건가? 우리가 할당받은 숙소는 얼마나 되는 건가? 매니 쪽 사람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우리를 통해 숙소를 잡을 예정이다. 이제 3주밖에 안 남았는데 어떻게 이 사안들을 다 알 수 있는 건가?"






(지난 3월 메이웨더 vs. 파퀴아오 공식 기자회견 당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헤어스타일의 주인공이 바로 MGM의 엔터테인먼트 부서 이사 리처드 스텀)


현재 MGM 측에서 관련 사항을 책임지는 인물은 엔터테인먼트 부서 이사 리처드 스텀인데, 그는 작년 4월 파퀴아오 vs. 브래들리 2차전 당시에도 문제를 일으켜서 탑랭크 측과 갈등을 빚은 적이 있었다.


당시 MGM은 파퀴아오 vs. 브래들리 2차전을 앞둔 상황에서 5월에 개최될 메이웨더 vs. 마이다나의 광고를 내리지 않고 그대로 기재하는 실수를 범했다. 라이벌 프로모션과 방송사에서 개최하는 대회의 광고를 그대로 내버려둔 MGM 측의 행보에 분노한 애럼은 기자회견장에서 리처드 스텀이 바로 옆에 앉아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를 대놓고 '자기 일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는 멍청이'라고 비난할 정도였다. 애럼은 MGM 측이 메이웨더 프로모션 측과 짜고 이런 일을 벌였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으며, 애럼과 스텀 두 사람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악수조차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당시 기자회견 영상 - 단상에 올라선 밥 애럼의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 리처드 스텀)






MGM 측은 이 문제에 대한 언론의 접촉에 답변하지 않았지만, 메이웨더 프로모션 측은 곧바로 수습에 들어갔다. 이번 협상에서 MGM 측과 모든 사안을 의논하는 역할을 맡은 메이웨더 프로모션의 CEO 레너드 엘러비는 공개 판매 티켓과 비공개 좌석 배부 등의 문제는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엘러비는 밥 애럼이 모든 조건을 마음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지도 않은 논란거리를 만들고 있으며, 이 일이 메이웨더 vs. 파퀴아오 대회 진행에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시합을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이유는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원했기 때문이다. 밥 애럼이 시합 때문에 여기저기 찔러보고 다닌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가 MGM과 이들의 매니지먼트에 대해 막말을 일삼았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런 수법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일이 자기 뜻대로 안 풀릴 때마다 그는 언론을 통해 사실을 오도하는 행동을 계속할 것이다."


"핵심은 이거다. 밥 애럼은 현재 주도권을 잡고 있는 프로모터가 아니라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고,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밥 애럼다운 행동이다. 모든 계약이 적절하게 완료되었고, 선수들과 대회에 이익을 주는 것이 내 책무다."


"전형적인 밥 애럼다운 행동이다. 그는 모든 조항이 작성된 계약서 초안을 이미 갖고 있다. 난 그와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면서 일이 진행되고 그의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새로운 사항을 추가해 왔다."


"나는 밥 애럼이 뛰어난 프로모터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이 말을 기사에 쓰고 싶다면 써 주길 바란다. 밥 애럼은 의문의 여지 없이 훌륭한 프로모터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일이 자기 뜻대로 안 풀리면 이성을 잃는 것으로도 유명하지. 그리고 그가 주도권을 잡은 프로모터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어느 쪽의 주장이 옳은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현 시점에서 상황은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를 최초 보도한 야후스포츠의 케빈 아이올리는 기사를 업로드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인 PT 수요일 오후 7시경 계약서 초안의 사본을 전달받았다는 밥 애럼의 전화를 받았으며, 잠시 후 레너드 엘러비로부터 계약서 초안을 이메일로 보낸 시간이 PT 수요일 새벽 4시 11분이라는 내용을 확인받았다고 덧붙였다. 밥 애럼은 자신들의 법률 담당자들을 통해 계약 조항의 내용들을 모두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웨더 프로모션 또한 CEO 레너드 엘러비가 오늘 밤 MGM 측과 미팅을 가졌으며 MGM과 프로모터 간의 티켓, 숙소 배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어쨌든 엘러비가 말한 대로 이미 양측이 계약서에 사인한 이상 이번 일로 시합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한 가지 사실은 명확해졌는데, 아무리 공식 기자회견에서 밥 애럼과 메이웨더가 겉으로는 악수를 나누며 화해했다고 한들 이들의 갈등이 쉽사리 잠재워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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