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리처드 셰퍼의 사임과 메이웨더 프로모션의 결별 선언에 관한 내용은 이곳을 참고해 주세요! ☞ 링크 1, 링크 2)


버나드 홉킨스가 리처드 셰퍼의 골든 보이 프로모션 CEO직 사임에 관해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지난 번에도 설명드렸던 대로 셰퍼가 사임한 주 원인은 골든 보이 프로모션의 설립자이자 대주주인 오스카 데 라 호야와 계속된 지난 수 개월 간의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 때문에 셰퍼와는 사업상 아주 가까운 관계였지만 데 라 호야와는 그리 사이가 좋지 못했던 플로이드 메이웨더는 셰퍼가 사임 의사를 밝힌 직후 곧바로 골든 보이 프로모션과 동업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했죠. 그런데 골든 보이 프로모션의 또다른 주주인 홉킨스는 셰퍼와 데 라 호야, 메이웨더 모두와 친밀한 관계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아주 흥미로운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셰퍼의 사임 의사 표명 이후 홉킨스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마침내 입을 연 홉킨스는 셰퍼의 사임이 골든 보이 프로모션에 가져다 줄 엄청난 타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나는 여전히 골든 보이 프로모션의 주주이다. 리처드 또한 골든 보이의 주주로서 비록 CEO 신분은 아니지만 여전히 자신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골든 보이의 파트너이자 주주이며 가까운 관계다. 게다가 나는 여전히 링 위에서 한창 때의 선수다."


"리처드는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할 사람이다. 그의 영향력은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 이 세상에 머리 좋은 사람은 많지만, 정직한 사람은 얼마 없는 법이다. 나는 복싱계에서 여러 사람들을 겪어 봤다. 나는 녹음 테이프가 돌아가고 있다 해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 셰퍼는 버나드 홉킨스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우리는 가까운 시일 내에 리처드 셰퍼의 존재가 얼마나 컸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장담할 수 있다. 그는 여태까지 단체를 이끈 인물이다. 지금 당장 눈앞에 놓인 상황을 봐도 7월 이후에는 어떠한 시합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다. 골든 보이가 이러한 상황을 겪는 것을 본 적이 있기나 한가?"


"이게 도미노 효과의 첫 단계에 불과한 거냐고? 아마도 그것이야말로 모두가 궁금해하고 기다리는 가장 중요한 질문일 것이다."


셰퍼는 CEO 재임 기간 동안 사업 일선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골든 보이를 지난 12년간 업계 최대의 프로모션 단체로 이끄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반면에 데 라 호야는 대주주와 설립자라는 위치에도 불구하고 약물 및 알콜 중독 문제로 인해 그 동안 얼굴마담 노릇 외에는 거의 한 일이 없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었죠. 홉킨스는 데 라 호야가 지금까지 자신의 위치에도 불구하고 경영 일선에서 남긴 업적이 없는 것은 본인의 탓이지 셰퍼의 책임이 절대 아니며, 지금까지 골든 보이를 이끈 것이 누군지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데 라 호야에게 쓴소리를 던졌습니다.

"생각해 보라. 누가 실질적으로 골든 보이를 이끌고 있는가? 누가 사무실에서 하루하루 업무를 소화하며 모든 일을 처리했는가, 이 말이다."

"오스카는 최근 특정 인물(밥 애럼, 탑랭크 프로모션 CEO - 역주)과 대화하기 시작했고, 트위터를 시작했으며, 카넬로 알바레스의 캠프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뭐, 좋다. 그는 자기 자신을 되찾았고, (애럼과의) 해묵은 관계도 청산했다. 좋다. 하지만 오스카가 그런 일들을 하자 리처드가 이렇게 된 것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정말 놀라운 것은 일이 이렇게 되기까지 이만큼이나 오래 걸렸다는 점이다."

"육체적으로 매일 다가오는 업무를 견딜 수 없을 지경에 다다르면 누구나 바지사장 신세가 되고 경영 일선은 CEO가 담당하게 되는 법이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비밀이랄 것도 없다. 오스카는 지금까지 단체를 실질적으로 이끈 것이 누구인가, 그 문제에 대해 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오스카는 아마 자신이 그 동안 많은 굴곡을 겪었고, 바닥을 친 순간이 더 많았기 때문에 그가 결과적으로 사업 일선에서 멀어지게 되었다는 점은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리처드의 잘못이 절대 아니다."

"그리고 그 점이 바로 리처드가 믿을 만한 인물인 이유다. 그는 단체를 그저 평범한 수준에서 머물게 하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언제나 단체를 최고로 이끌고 그것이 바로 차이점이다. 누구도 리처드가 우리 시대 최고의 프로모터 중 하나라는 사실을 쉽게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리처드 같은 사람을 믿지 않는 것은 정말이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홉킨스는 데 라 호야가 앞으로 해야 할 일에 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현재 데 라 호야가 해결해야 할 최대의 문제 중 하나는 골든 보이와 실질적으로 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정확한 수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골든 보이와 직접 계약하지 않은 채 골든 보이가 주관하는 이벤트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실제로 여럿 존재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자면 골든 보이의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 중 상당수는 골든 보이와 직접 계약한 것이 아니라 거물 매니지먼트 알 헤이먼과 계약한 선수들입니다. 이처럼 선수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매니저들은 골든 보이가 아닌 고객의 이득을 우선시하고 무엇보다 셰퍼의 존재 여부에 따라 이들의 차후 행보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소속 선수들의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는 것은 현재 닥친 급선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선수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계약 신분이 아닌 선수들은 자신들의 대표를 따로 두고 있고 이러한 대표들은 고객의 이익을 무엇보다도 최선으로 추구하기 때문이다. 오스카는 이제부터 이들의 정확한 수를 파악해야 한다. 이제 그는 단체의 주인으로서 CEO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그가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수준의 일들을 해야만 한다. 이 업계에서 하루아침에 이 모든 것을 따라잡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홉킨스와 그의 팀의 다음 행보 또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홉킨스가 데 라 호야보다도 셰퍼와 좀 더 친밀한 관계라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고 더구나 홉킨스는 주주가 아닌 선수 신분으로서는 골든 보이와 계약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죠. 현재 업계에서는 셰퍼가 헤이먼과 손을 잡고 새로운 프로모션 단체를 창설한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이미 뉴스란을 통해 소개해 드렸던 것처럼 메이웨더 프로모션마저 셰퍼가 사임 의사를 밝힌 직후 골든 보이와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홉킨스는 골든 보이와 계속 함께 갈 가능성과 떠나게 될 가능성 중 어느 쪽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은 여전히 한창 때의 선수이며 젊은 선수들과 함께 하며 단체의 힘이 되고 싶지만 향후 추세에 따라 셰퍼 또는 헤이먼과 손을 잡게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을 암시한 것이죠.

"나는 (선수로서) 골든 보이와 계약을 맺지 않았다. 아무도 나한테 와서 그걸 묻지 않더라. 나는 나 자신의 팀을 꾸리고 있다. 완전히 별개의 팀 말이다. 나는 모든 일을 나 자신에게 최우선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다. 나는 모두에게 공정하게 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오스카와 함께 하게 되건, 셰퍼와 함께 하게 되건 중요한 것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나는 곧 팀원들과 만나서 앞으로의 행보에 관해 논의할 것이다. 현재 단체의 앞날에는 짙은 먹구름이 낀 상태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빛줄기가 보인다. 그 이유는 나 자신이 육체적으로도 여전히 뛰어난 선수이고, 또한 내가 젊은 재능들을 이끄는 역할을 수행하고 싶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분야 최고들과 가까워지는 것이다. 내가 젊은 선수였다면 나는 버나드 홉킨스나 플로이드 메이웨더, 오스카 데 라 호야, 조 칼자게, 펠릭스 트리니다드와 같은 최고의 선수들 곁에서 그들의 것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이며 배웠을 것이다. 내 말의 요점이 뭐냐면, 나는 누가 이 단체를 이끌고 있으며 무엇이 단체에 이득이 되는지 잘 안다는 것이다. "

"나는 비록 헤이먼과 계약 관계는 아니지만, 앞으로 그렇게 된다고 해도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헤이먼은 사업 수완이 있는 사람이고 자신의 고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나는 그와 오래 전부터 잘 아는 사이였다."

"곧 팀원들을 불러서 회의를 한번 할 것이다. 어제 팀원들에게 전화를 해서 이번 주 중에 회의를 한번 하자고 연락했다. (데 라 호야의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열리는) 주말 이전에 말이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홉킨스는 주주로서 골든 보이 내부 사정을 깊숙히 아는 인물이고, 골든 보이 내부 갈등의 주체인 셰퍼, 데 라 호야 양 쪽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 상황을 가장 잘 알고 누구보다 이성적으로 파악할 만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라는 거죠. 현재 골든 보이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홉킨스는 이 인터뷰를 통해 상당히 많은 것을 말했고, 이 인터뷰에 내포된 뜻 또한 상당히 의미심장해보입니다.

현재 49세로 세계 최고령 챔피언 기록을 보유 중이며 지난 4월 베이부트 슈메노프를 제압하고 IBF/WBA 수퍼/IBA 라이트헤비급 통합 챔피언에 등극한 홉킨스는 은퇴 전까지 라이트헤비급 전 기구 통합 챔피언이 목표이며 다음 상대는 WBC/링 매거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아도니스 스티븐슨을 원한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죠. 그런데 스티븐슨은 올해 초 헤이먼과 계약을 체결한 상태입니다. 이 말은 곧 홉킨스가 스티븐슨과 시합을 추진한다면 필연적으로 헤이먼과 접촉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헤이먼과 홉킨스가 계약하게 될 가능성도 대단히 높다는 뜻이죠.

홉킨스는 이 인터뷰를 통해 둘의 갈등은 데 라 호야가 원인 제공을 했다는 것 또한 암시한 것 같습니다. 데 라 호야가 단체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어느 정도 되찾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하는 동안 셰퍼와 여러모로 갈등을 빚었고, 마침내 탑랭크와 관계 재개라는 무리수까지 던지면서 둘의 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홉킨스는 이 인터뷰를 통해 데 라 호야에게 이런 메세지를 전하고자 한 것 같습니다. - 단체의 실세 자리가 셰퍼에게 넘어간 것 때문에 자존심이 상한 건 이해하지만, 그건 네 탓이지 셰퍼의 탓이 아니다. 셰퍼가 떠나면 네가 당장 CEO직까지 맡으면서 경영 문제를 전부 처리해야 하는데, 이게 하루아침에 가능할 것 같은가? 그러니 셰퍼가 자기 지분마저 팔아버리고 완전히 떠나버리기 전에, 얼른 사과하고 붙잡아라! 그렇지 않으면 나도 언제 내 지분을 팔고 떠나게 될 지 알 수 없다.

셰퍼는 사임 의사를 밝힌 직후 '데 라 호야의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히면서 자신과 데 라 호야의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암시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홉킨스 또한 이 인터뷰 말미에서 '명예의 전당 헌액식 직전에 팀원들과 회의를 해서 차후 행보를 결정하겠다'라는 말을 했는데, 셰퍼의 발언을 감안한다면 홉킨스도 '가까운 시일 내에 데 라 호야가 뭔가 변화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나도 데 라 호야 너와 끝이다!'라는 뜻을 담고 이러한 말을 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셰퍼의 공백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은 데 라 호야마저도 시인하고 있습니다. 수 주 전부터 셰퍼와 데 라 호야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아서 대화는커녕 회사 내에서 마주쳐도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업계 내에서 파다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도 데 라 호야는 계속해서 셰퍼가 골든 보이에 남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게다가 셰퍼가 사임 의사를 밝힌 후에도 데 라 호야는 자신의 변호사가 셰퍼의 변호사와 접촉 중이며 그가 떠나지 않길 바란다는 뜻을 재표명했죠. 개인적인 감정과는 별개로 셰퍼의 공백이 감당 불가라는 점은 데 라 호야 본인이 그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입니다.

셰퍼의 사임은 메이웨더 프로모션과 골든 보이 프로모션의 결별이라는 복싱계의 중대한 지각 변동을 발생시켰고, 또 다른 변화가 생길 징후도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데 라 호야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게 될지, 복싱계의 제국으로 군림했던 골든 보이 프로모션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죠.




by Canelo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