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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셰퍼의 사임이 벌써부터 복싱계에 거대한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 시각으로 어제 오전, 골든 보이 프로모션을 세계 최대의 프로모션으로 이끈 리처드 셰퍼가 CEO직 사임 의사를 발표했다는 소식이 보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또한 골든 보이 프로모션과 결별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메이웨더 프로모션의 CEO 레너드 엘러비는 셰퍼가 사임 의사를 밝힌 직후 '셰퍼가 없는 상황에서도 골든 보이 프로모션과 관계를 지속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고, 이에 대해 단호하게 '절대 아니다(Absolutely Not.)'라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또한 엘러비는 셰퍼를 '우리와 지난 수 년간 훌륭한 관계를 유지한 좋은 친구이자 뛰어난 사업가, 그리고 완벽한 프로모터'라고 추켜세웠으며 셰퍼의 결정은 복싱계에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복싱계 최대의 수퍼스타이자 자신의 독자적인 프로모션인 메이웨더 프로모션을 소유한 플로이드 메이웨더는 지난 수 년간 골든 보이 프로모션과 사업상 파트너로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수많은 대회를 함께 주최해 왔습니다. 그러나 메이웨더가 골든 보이 프로모션과 파트너쉽을 유지했던 것은 어디까지나 CEO인 셰퍼와 친밀한 관계였기 때문이었고, 대주주인 오스카 데 라 호야와는 수 년 전부터 좋지 못한 관계였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었죠. 


메이웨더 프로모션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셰퍼 및 데 라 호야와의 관계도 큰 영향을 끼쳤겠지만, 비즈니스상의 문제 또한 크게 한 몫을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실제로 데 라 호야는 골든 보이 프로모션의 설립자이자 대주주이지만 지난 12년간 경영 일선의 문제는 대부분 CEO인 셰퍼가 처리했고, 데 라 호야가 약물 문제를 비롯한 갖은 사건사고에 휘말릴 때에도 이는 마찬가지였죠.


엘러비의 발언이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해주고 있는데, 엘러비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수 년간 셀 수 없이 많은 미팅과 세션에서 메이웨더 프로모션은 셰퍼와 그의 오른팔 브루스 빈코우만을 만나서 모든 업무를 처리했고, 데 라 호야 본인은 물론 그의 측근들조차도 이러한 자리에서 얼굴을 보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게 때문에 셰퍼가 사임 의사를 밝힌 지금 메이웨더 프로모션 입장에서는 더 이상 골든 보이 프로모션과 동업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셰퍼는 메이웨더 측과 함께 복싱 역사상 최대의 흥행 기록을 남긴 데 라 호야-메이웨더(PPV 판매량 250만)와 메이웨더-카넬로 알바레스(PPV 판매량 220만, PPV 판매 수익 1억 5천만 달러, 입장 수익 2천만 달러)를 개최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세웠습니다. 메이웨더와 셰퍼, 그리고 복싱계의 거물 매니지먼트 알 헤이먼은 지난 수 년간 복싱계 최대의 거물로서 긴밀한 사업적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이로 인해 셰퍼가 골든 보이 프로모션을 떠나게 된다면 메이웨더 프로모션 혹은 헤이먼과 손을 잡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왔습니다.


실제로 메이웨더는 지난 달 마이다나전 당시 '우리는 셰퍼와 함께 일할 수 있어서 대단히 행복했고, 그의 자리는 언제나 마련되어 있다. 우리는 항상 문을 열어 놓고 있다'라며 셰퍼와 손을 잡을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셰퍼는 메이웨더와 헤이먼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자신이 아직까지는 골든 보이 프로모션에 몸담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아마 이제는 결정을 내릴 순간이 다가온 것 같습니다.




by Can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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