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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와 마르케스가 말하는 정규 교육과 안정된 직업의 중요성.





메이웨더가 비교적 최근에 했던 인터뷰를 읽고 몇 년 전 마르케스가 한 인터뷰가 떠올라서 두 글을 같이 엮어서 소개함.





Q:

플로이드, 수많은 어린 선수들이 너의 커리어를 성공의 청사진으로 여기고 있는데, 그들에게 복싱이라는 힘든 스포츠의 굴곡에 적응하기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A:

요새는 아주 젊은 선수들이 정말 많지. 죽어라 싸우는 젊은 친구들 말야.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우리 체육관에서 운동 좀 제대로 하던 젊은 친구 하나를 본 적이 있어. 전국에서 손꼽히는 아마추어 선수라고 하는 것 같던데, 아무튼 내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했지.


요즘은 16~17세에 프로로 전향하길 원하는 어린 친구들이 많은데, 내가 그 친구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뭐냐면…일단은 학업에 집중하도록 해. 학업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일이야. 우리 아버지가 가르치는 어린 선수 중에 데빈 해니라고 16살 먹은 끝내주는 녀석 하나가 있어. 나중에 이 친구의 프로모터가 될 생각이 있냐고? 물론이지.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 나이에 정말 중요한 건 정규 교육이라고 생각해. 이런 친구들에게 정규 교육은 정말, 정말 중요하지.


난 아쉽게도 학업에 집중할 기회가 별로 없었어. 내 어린 시절이 어땠는지 알잖아. 어머니는 약물 중독자였고, 아버지는 징역을 사는 바람에 안정적인 집안에서 자라나지 못했어. 결국 난 16세에 내 살 길을 알아서 책임져야만 했지. 하지만 요즘은 그 나이대의 친구들이 다들 너무 성급하게 프로가 되길 원하잖아? 솔직히 말하자면, 프로 복싱은 몸을 깎아먹고 희생해야 하는 직업이야. 이 인터뷰를 읽는 친구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기억해. 복싱을 하면서 너무 많은 타격을 입지 말도록 해. 그게 바로 가장 중요한 거야.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


"난 굉장히 어렸을 때부터 복싱을 했지만 프로 선수로서 살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우리 아버지는 프로 복서였지만 그리 성공적이진 못했고, 나와 내 동생 라파엘 모두 프로 복서로서의 삶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했죠. 물론 우리 둘 다 스포츠이자 거리에서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복싱을 진심으로 사랑하긴 했지만요."


"우리 형제가 정규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노력한 것도 그 때문이었죠. 난 숫자 다루는 일에 능숙했고 수학을 좋아했어요. 메히코에서는 2년 교육을 거치면 장부 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그 다음 2년을 수료하면 회계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이 있어요. 나는 시청 회계 부서에 취직하면서 동시에 프로 복서로서 데뷔했죠."


"그래도 난 여전히 내가 언제까지 복싱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복서로서 훈련받고 기술을 갈고 닦는 동안 회계사 일을 계속했죠. 그래도 내가 나중에 정말로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체육관에서 함께 운동하던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그랬을 거에요. 특히 내 트레이너이자 메히코 역사상 최고의 복싱 코치 중 하나인 나초 베리스타인조차도 말이죠."


"새벽에 일어나서 러닝을 하고, 9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까지 회계사 일을 하고, 퇴근하면 저 전설적인 로만사 짐(Romanza Gym - 나초 베리스타인의 체육관)에 나가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일상을 이어나갔어요. 경기를 치를 때가 되면 회사 상사에게 허가를 받고, 주말에 경기를 치르고, 다시 돌아와서 월요일에 출근할 준비를 했죠. 프레디 놀우드를 상대로 첫 세계 타이틀전을 치르기 전까지는 계속 그런 생활을 했어요. 그때는 정말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휴가를 내서 몇 달 동안 준비에 들어갔죠. 결과는 판정패였지만 난 내가 이긴 경기였다고 생각해요."


"2003년 2월에 마침내 세계 챔피언 벨트를 따내기 전까지는 회계사 일을 그만두고 전업 프로 복서로서 살 마음을 굳히지 못했어요. 안정적인 삶이 보장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걱정됐거든요. 그렇지만 세계 챔피언이 되었으니 전업 선수로서 모든 것을 바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 생각해도 옳은 결정이었죠."


"이렇게 오랫동안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내게 될 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숫자 다루는 일에 익숙해지고 돈의 가치를 알게 된 것은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되었죠. 이런 경험은 나중에 은퇴한 후에도 여러 분야의 사업에 투자하고 다른 분야를 이해하는데 분명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거친 동네 중 하나인 미시건에서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채 복싱만 바라보며 자라난 메이웨더.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복싱과 학업 모두를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세계 챔피언이 될 때까지 프로 복서와 회계사 일을 병행한 마르케스.


거의 정반대라 해도 좋을 정도로 대조되는 길을 걸어 온 두 챔피언이지만 정규 교육과 안정된 직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비슷한 관점을 보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우리 주변의 스포츠 선수 육성 방식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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