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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로프킨이 스파링에서 코발레프를 때려눕혔다는 일화의 진실은?





이전에 쓴 글의 보충 겸 연장선상에서 덧붙이는 글.


게나디 골로프킨이 두 체급 위의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세르게이 코발레프를 스파링에서 때려눕혔다는 일화는 대단히 유명하다. 골로프킨의 트레이너 아벨 산체스가 퍼뜨린 이 일화는 국내에도 적지 않게 퍼지면서 골로프킨의 강함을 추앙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아벨 산체스 - "코발레프는 골로프킨의 스파링 파트너 중 하나였다. 코발레프는 1년 반 동안 우리 체육관에 있었는데 그는 골로프킨을 상대하는 것을 진심으로 두려워했다. 코발레프는 골로프킨과 그렇게 많은 스파링을 하지 않았는데, 코발레프가 골로프킨의 실력에 대해 엄청난 경외심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골로프킨은 스파링에서 코발레프를 다운시킨 적도 있었다."


헌데 저 일화가 지금은 골로프킨 쪽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바로 안드레 워드 때문이다. 골로프킨이 차베스 주니어나 칼 프로치를 상대로는 168파운드에서 싸울 수 있다고 하면서도 워드를 상대로는 164파운드 계약체중을 고집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자 '라이트헤비급인 코발레프도 때려눕혔다면서 그보다 한 체급 아래인 워드를 수퍼미들급에서 상대 못할 이유가 있나?'라는 의문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하필 코발레프는 최근 경기에서 아벨 산체스의 지도를 받는 나집 모하메디를 상대하게 되었는데, 상황이 난처해지자 결국 산체스는 다음과 같은 해명을 내놓았다.


아벨 산체스 - "코발레프가 우리 체육관에 처음 왔을 때 그는 9전밖에 치르지 않은 젊은 친구였다. 나이만이 아니라 복싱 능력 또한 아직 덜 여문 상태였다. 하지만 그때 골로프킨은 이미 세계 챔피언이었고 아마추어에서 3백 전 이상 치른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였다. 그래서 그들이 스파링을 하면 경험 많은 선수가 초보자를 상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골로프킨이 훨씬 잘했던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코발레프와 8경기를 함께 했고 끝날 즈음에 그는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다. 그리고 코발레프가 우리 체육관을 나온 후 19경기를 치르면서 존 데이빗 잭슨(코발레프의 현 트레이너)는 그를 훌륭한 킬러로 만들어냈다. 우리 체육관을 떠날 무렵까지만 해도 코발레프는 아직 덜 여문 선수였는데 이제 그는 몰라보게 성장했다."


"골로프킨이 스파링에서 코발레프를 압도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그건 코발레프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우리 체육관에서 골로프킨과 스파링한 선수는 다들 그런 경험을 했다. 골로프킨은 자신과 스파링하는 상대를 전부 마음대로 다룰 수 있었다."


그전까지는 저 일화를 '우리 골로프킨은 코발레프도 쫄아서 스파링을 피할 정도였습니다. 우리 골로프킨은 두 체급 위의 챔피언도 때려눕힐 정도로 세다니까요!'식의 언론 플레이를 위해 팔아먹다가 여론이 안 좋아지니까 그제서야 자세한 뒷사정을 해명하고 있다. 참 재밌는 일이다. 골로프킨 쪽 사람들의 언론 플레이는 대개 저런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골로프킨이 기량 면에서 뛰어난 선수인 것과는 별개로 저런 식의 hype가 별로 보기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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