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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워드와 게나디 골로프킨의 신경전이 점점 거칠어지다!






골로프킨의 측근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자신의 체급이나 가까운 체급에 있는 선수들이 자신들의 도전을 받아주지 않고 피하기만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는데, 그 중에는 안드레 워드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다. 프로모션과의 법적 문제로 인한 19개월의 공백을 끝내고 다가오는 20일 복귀전을 치르는 안드레 워드는 자신의 2차전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칼 프로치의 태도와 함께 이런 골로프킨 측의 언론 플레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안드레 워드 - "팬이나 기자들이 그런 거짓말을 계속 믿어준다면 그 작자들은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언플을 하겠지."


"난 딱히 나 자신을 엄청 터프한 녀석처럼 포장할 생각은 없어. 난 실제로 그런 사람도 아니니까. 그저 경기에 나서면 최선을 다해 싸울 뿐이지. 그렇지만 현실은 어떠나면…칼 프로치 vs. 미켈 케슬러 2차전에서 해설을 하러 영국에 간 적이 있었지. 그때 프로치의 프로모터를 만나서 우리 제안을 그만 무시하고 경기를 성사시키자고 직접 얘기했어. 근데 생각해봐. 남의 집 안마당까지 가서 제안을 했는데 딴 얘기나 하다가 정작 답변은 안 하고 변명만 한다면…정답은 뻔한 거잖아."


"프로치나, 심지어 골로프킨 같은 녀석들은 변명을 8~9가지는 하더라고. '우리는 어떤 선수와도 싸울 거에요. 그렇지만 워드는…시합을 추진해봤는데 그 녀석 우리한테 쫄았던데요. 입으로만 떠들더라고요.' 그냥 헛소리지. 더 이상 이런 이야기에 어울려 줄 생각은 없고 앞으로 내 입에서 그 녀석들 이름이 나오는 일도 없을 거야."


"골로프킨이 지금의 수준에서 경쟁하는 것에 팬들이 만족한다면 뭐…물론 그 무대에서 다들 최선을 다하는데 충분히 존중받을 만한 일이고 딱히 깎아내릴 생각은 없어. 하지만 그네들이 자기들은 이렇다고 포장하는 것과 실제로 싸워 온 무대의 수준을 봐봐. 그래도 팬과 기자들이 그걸 당연하다고 느끼면 그냥 그런 거 아니겠어. 그리고 그 녀석도 계속 그 수준에서 경쟁하겠지."


"지금 골로프킨은 카넬로나 코토가 제발 자기 제안을 받아들여주길 빌고 있잖아. 문자 그대로 그 선수들에게 빌고 있지. 자기보다 작은 선수들이 제발 자기와 싸우게 해 달라고 말야. 하지만 지금 네가 갖고 있는 명성이 진짜인지 증명하려면 정말 최고의 선수를 상대해봐야지."


"내가 있는 체급으로 올라온다면 날 피할 수는 없어. 프로모터나 트레이너가 떠들어댄다고 해서 그게 현실로 이루어지는 건 아니잖아. 그런 양반들은 말 그대로 자기네들이 떠드는 걸로 벌어먹고 살잖아. 그 작자들의 속셈은 이거야. 골로프킨이 한 발짝 물러나서 미소지으며 손이나 흔드는 동안 트레이너와 프로모터들이 터프한 척 하면서 떠들어대는 거지. 난 그런 장단에 놀아날 생각은 없어. 내가 복싱이라는 이 스포츠에서 하는 일은 간단해. '어디 한번 해 보자.' 내 이름과 내가 있는 체급을 걸고 넘어진다면, 어디 한번 해 보자고."


"그 작자들은 항상 다른 이야기를 떠들어대고, 항상 다른 변명을 꺼내들고, 심지어 거짓말까지 하지. 이제 난 더 이상 그런 짓에 어울릴 생각이 없고 내 입에서 그런 녀석들 이름이 나오는 일도 없을 거야. 난 복싱에서 딱히 누구 뒤를 졸졸 따라다닐 생각은 없어. 이 체급의 진정한 챔피언은 나야. 내가 할 일은 내 이름이 나오면 도전을 받아주는 거지."


워드의 이러한 도발에 대해 골로프킨은 그간 공식석상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막말까지 섞어 가며 거칠게 반응했다.


게나디 골로프킨 - "야 워드, 왜 사람들에게 그딴 소리나 하냐? 너 자신에게 한번 되물어봐. 내 이름을 언급해서 네 이름이 거론되고 만들고 네 경기를 홍보할 작정이면 남자답게 사실을 말해."


"우리가 HBO 쪽과 만나서 그쪽 사람들이 우리에게 싸울 준비가 됐냐고 물어봤을 때를 생각해봐. 너도 우리 쪽 대답은 기억할 거 아냐. 난 'yes'라고 했는데 너는 'no'라고 했어. 네 어깨 부상 문제였나, 프로모터 문제였나 아무튼 그랬지.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관심 없어. 그냥 네가 'no'라고 한 것만 기억할 뿐이야. 그런데 왜 이제 와서 변명이니 뭐니 개소리나 지껄이고 있어(why are you talking shit about excuses)?"


"그 따위 도발이나 한다고 해서 톰 로플러(골로프킨의 프로모터)가 관심을 보이는 일은 없어. 넌 굉장히 오랫동안 관심도 못 받았고, 로플러가 네 이름을 거론하는 일도 절대 없을 거다."


"네 이름을 팔아먹으려면 네 힘으로 알아서 해. 물론 다들 네가 어떤 선수인지 아니까 네 경기를 아무도 안 보려고 하는 거지. 내가 누굴 상대하는지, 누굴 상대할지 관심은 끄고 네 일이나 신경 써. 너네들 수퍼 식스 토너먼트에서 꽤나 운이 따라줬었지. 그치만 넌 지금 누구랑 싸우냐? 잉글랜드에서 랭킹 5위인가 6위인가 하는 선수 아냐? 너도 지금 미국 사람들이 아직까지 너와 안드레 디렐 중에서 누가 진짜 수퍼미들급 최강자인지 알고 싶어한다는걸 잘 알 거 아냐. 그러니 네 일이나 신경 쓰셔."


"미들급에서 싸울 준비가 되었다고 하건 수퍼미들급으로 월장할 준비가 되었다고 하건 간에 난 내 말에 책임을 진다. 이제 내가 너에게 할 말은 다 끝났어. 난 널 이제 진짜 남자로 안 본다."


워드 또한 가만히 있지 않고 금일 공개 훈련에서 반박하는 인터뷰를 내놓았다. 워드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골로프킨의 프로모터를 직접 만나서 대화까지 해 봤지만, 그들은 골로프킨을 지키려고 애쓰기만 하면서 정작 말로는 다른 선수들이 전부 골로프킨을 피한다고 언론플레이만 한다는 것이다.


안드레 워드 - "나도 이해는 가. 복싱 사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나도 잘 알지. 자기들이 투자한 건 어떻게든 지키고 싶을 거 아냐. 이해한다니까? 그렇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거짓말하지 말고 좀 솔직해지라 이거지. 난 톰 로플러(골로프킨의 프로모터)와 직접 얘기도 해 봤어. 인터넷으로 장난치면서 간만 보기는 싫었거든. 그래서 톰 로플러에게 직접 얘기해서 거짓말 좀 그만하라고 하니까…글쎄, 골로프킨의 트레이너에게 책임을 돌리지 뭐야!"


"골로프킨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하자면…뭐, 좋은 선수지. 내가 출전했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가? 얼마나 센지는 내가 상대해 본 적이 없으니까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금 지니고 있는 그 괴물같은 명성이 진짜인지 증명하려면 제대로 된 선수를 상대해봐야지. 그래서 내가 거짓말은 그만하고 좀 솔직해지라는 거야. '어, 음, 워드가 떠들어봤자 아무도 워드의 경기는 안 볼 거에요. 우리는 워드보다 거물이거든요!' 참 나, 정말? 진짜로? 뭐, 현 시점에서 날 상대하고 싶지 않아도 상관없어. 형이 다 이해해. 나한테 거짓말하는건 상관 없어. 하지만 팬들에게 거짓말하는 건 이야기가 다르지. 팬들은 전부 헤드라인만 읽고 그런 말을 다 믿을 거 아냐. 그러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거짓말은 그만 하고 좀 솔직해져봐."






양쪽의 주장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의 편을 들기는 어렵지만, 워드의 말대로 골로프킨의 행보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골로프킨이 그간 자신을 홍보해 온 방식은 '너무 강해서 다른 모든 선수들이 피하는 최강자'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고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골로프킨이 현 시점에서 싸우길 가장 원하는 코토나 카넬로가 그런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 감은 있다.

 

복싱은 비즈니스이고 대가에 비해 리스크가 큰 선수를 꺼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까지 많은 선수들이 골로프킨을 상대하길 꺼린 것 또한 그런 이유다. 계속 독일 시장에만 머무르다가 프로모션을 갈아탄 후 겨우 미국 시장에 진출했고, 그 이후에도 한동안 유럽과 미국을 전전해야 했을 정도로 상품성이 불안정한 선수가 골로프킨인데 굳이 잃을 것이 없는 선수들이 무리하게 골로프킨을 상대할 이유는 없다.


골로프킨이 현 시점에서 수퍼미들급 월장을 택하기보다 사실상 한 체급 아래의 선수들인 카넬로나 코토, 심지어 웰터급인 메이웨더까지 거론하며 상대하길 원하는 것도 그와 다를 바 없다. 라이트헤비급 월장에 대해 아직까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는 워드도 그렇고, 원래 사람은 누구나 가능한 한 리스크를 피하면서 최대한의 이득을 얻길 바라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상대하길 꺼리는 선수들을 무작정 도망자 취급하는 골로프킨과 그 측근들의 언론 플레이를 보면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는데, 워드가 그 점을 잘 지적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내년쯤에 HBO에서 어떻게든 카넬로 vs. 코토의 승자와 골로프킨의 경기를 추진할 것 같고, 성사가 되건 안 되건 그 후에는 골로프킨의 수퍼미들급 월장을 원하는 여론도 커질 거란 생각이 드는데 이후 워드와 골로프킨의 갈등 관계가 어떤 식으로 번지게 될지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골로프킨이 상대 선수 도발에 이렇게 거칠게 반응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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