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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대비하는 WWE와 UFC. 복싱은?

Combat Critics 2016. 2. 6. 03:13




UFC의 데이나 화이트가 현지 시각으로 어제 FOX와의 계약 종료가 머지않았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동시에 FOX든, ESPN든 그 어떤 채널에서든 돈을 충분히 지불하지 않는다면, 빅 매치들은 PPV에만 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FOX와의 계약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먼저 압박을 가했습니다.


비록 약물 논란으로 인해 커리어가 얼룩진 앤더슨 실바지만, 현재 UFC 선수 중에선 드물게 타이틀 매치가 아니더라도 PPV 메인 이벤터로 나설 수 있는 선수이며, 굳이 PPV 메인 이벤터가 아니더라도 미국 본토에서 TV를 통해 생중계되는 대회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활용성이 넓은 선수였는데, 마이클 비스핑과의 대결이 파이트 패스를 통해 중계된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많은 팬과 기자들이 놀라워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혹자는 앤더슨 실바와 비스핑의 경기가 잡혔을 때부터 UFC가 서서히 방송사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었죠. FOX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UFC의 위상과 2016년 현재 UFC의 위상의 차이는 벌어졌습니다. 분명 UFC는 2011년에 체결한 계약보다 더 큰 액수를 원하고 있겠죠.

아직 WWE 네트워크와 같은 과감한 변화는 찾아볼 수 없지만, 최근 UFC 의 파이트 패스에도 소소한 변화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케이블/위성 TV 채널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새로운 디지털 영상 플랫폼의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이 변화는 작년 7월에 Eric Winter 라는 사람을 고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MLB 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잡지를 담당하는 매니징 에디터를 시작으로 DirecTV에서 8년간 일했던 경력이 있는데요. DirevTV에선 Sports Product 마케팅 부분을 책임지기도 했습니다. Eric Winter와 UFC와의 관계가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였지요. 이후 야후에서 일하다가, 야후가 인수한 홈페이지인 Rivals.com 을 담당하게 되었고, 본인의 능력을 인정받은 끝에 UFC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Eric Winter 는 파이트 패스의 제네럴 매니저가 되기 무섭게 제일 먼저 구독자들에게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설문 조사를 보내면서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죠.


Eric Winter 가 UFC 파이트 패스를 담당하게 된 이후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바로 구독자와의 소통입니다. 최근 UFC Fight Pass 는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선수들과 스카이프를 통한 실시간 채팅을 할 기회를 주고 있는데요. 선수들과 팬들의 더 가까운 소통을 위해 탄생하게 된 컨텐츠였지요. 과거 UFC 파이트 패스에서 구독자와의 소통은 단지 서비스 오류가 났을 때만 존재하는 자동 응답기 같은 시스템이었다면, 지금은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어쩌면 현재 UFC 파이트 패스는 WWE 네트워크보다도 구독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서비스일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WWE는 과감한 투자와 더불어 WWE 네트워크를 통해 PPV 시장에서 물러나 미래를 대비하고 있고, UFC는 이미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는 UFC Network 라는 24시간 내내 UFC 관련 컨텐츠가 방송되는 케이블 유료 전용 채널 (주: UFC Network 가 서비스 되는 남미 국가에서 거주할 경우 UFC Fight Pass 는 IP를 우회하지 않는 이상 가입이 불가능합니다) 과 심심했던 UFC Fight Pass 의 콘텐츠 확장으로 미디어 플랫폼의 변화를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 복싱 업계에선 아직 이러한 시도를 하는 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문득, 어쩌면 복싱계에서 이러한 시도를 하는 자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분명 알 헤이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PBC 프로젝트의 종착점이 현재 UFC의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2006년에 알 헤이먼이 플로이드 메이웨더 Jr. 의 매니저가 되면서 복싱계에 진출했을 때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복싱 업계에선 그 누구도 알 헤이먼이 무슨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인지 쉽게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또한, 골든 보이 프로모션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 리차드 쉐퍼가 알 헤이먼과 손을 잡을 것으로 유력시 되고 있죠. 어쩌면 이들은 보다 좀 더 큰 그림을 그리면서 복싱 업계에 변화를 주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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