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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 vs. 카넬로 Aftermath: 경기 후 기자회견 / 그 외 이야기들







그저께 쓴 글에서도 지적했듯이 경기 전 홍보 과정이 믿기지 않을 만큼 심심했던 이벤트답게 경기 후 인터뷰나 기자회견도 꽤나 심심했다. 다음은 경기 후 링 인터뷰 및 기자회견 내용 요약.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 - "(경기 직후 맥스 켈러만의 링 인터뷰에서) 만약 모두가 원한다면 지금 당장 글러브를 끼고 골로프킨을 상대할 수도 있다. (켈러만 - 이래서 우리가 카넬로를 사랑하는 거죠)"


- 하지만 이후 다른 인터뷰에서 카넬로는 골로프킨과 싸우기 위해서는 그가 자신의 체급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함. 아니,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미들급 리니얼 챔피언인데 '내 체급'이라니…


- "코토는 위대한 챔피언이지만 이제는 나의 시대가 왔다."


- "1라운드부터 내가 더 강하다고 느꼈고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나는 여전히 내 체급에 몸을 맞추는데 문제가 없다. 이 체급에서 싸울 때마다 내 힘을 느낄 수 있다."


- "내가 이전까지 골로프킨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내 다음 상대였던 코토에게 집중하고 그를 존중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제 골로프킨에 대해서 얼마든지 질문해도 좋다."


- "골로프킨을 상대할 준비가 되었다. 그를 데려와도 좋다."



오스카 델 라 호야"이번 경기는 카넬로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복싱의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 기쁘다. 이제 모든 경기는 화끈할 것이다."


"카넬로는 어떤 상대와도 싸울 수 있다. 메이웨더만 원한다면 카넬로가 메이웨더의 2차전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델 라 호야는 카넬로가 내년 5월과 9월 메히칸 명절에 라스베가스에서 경기할 예정이라고 발표.


- "카넬로야말로 현역 최고의 스타다. 바로 그 때문에 카넬로가 5월과 9월의 중대한 날에 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한 것이다."

- "골로프킨을 상대할 수도 있지만 154파운드 체급에서도 다양한 옵션이 있다. 모든 것은 선수의 의사에 달렸다."


프레디 로치(코토의 트레이너) - "좋은 경기였다. 치열하고 근소한 승부였다. 나는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하지만 판정은 반대쪽으로 향했다. 뭐, 이런게 인생이지."


"미겔의 디펜스는 아주 좋았다. 미겔은 매우 실망했으며 인터뷰를 원하지 않는 상태다. 이제 우리의 여정도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어쨌든 미겔은 훌륭한 커리어를 남겼다."


"두 명의 터프한 친구들이 맞붙게 되었다. 카넬로와 골로프킨의 경기를 보고 싶다."


"(공식 채점의 지나치게 큰 점수차에 대해) 우리는 그만큼 큰 차이로 지지 않았다. 솔직히 나는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한다."






- 로치가 밝힌 것처럼 코토는 경기 후 인터뷰 및 기자회견을 모두 거부. 경기 후 제이 지가 코토의 라커룸으로 찾아와 그를 위로했다고.


- 경기 장소인 맨덜레이 베이는 11,274석 모두 매진.


- 양 선수의 수익 분배: 미겔 코토 1500만 달러+PPV 보너스,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 500만 달러+PPV 보너스.


- 델 라 호야와 HBO 관계자들은 PPV 판매량이 90만 가구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며 1백만 가구 이상도 기대할 만 하다고 밝혔다. 과연?






이번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웃겼던 포인트는 메이웨더 vs. 카넬로 2차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한 델 라 호야의 발언이다. 델 라 호야는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런 말을 남겼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 델 라 호야의 인터뷰 - "협상이 일단 시작되면 모든 것은 달라진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는데, 메이웨더 vs. 카넬로 2차전이 성사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카넬로는 성인이고, 그도 판단을 내릴 줄 안다. 카넬로와의 경기에서 메이웨더는 도망다니기만 했다. 맞싸움을 할 줄 아는 선수들이 더 많은 관객을 부른다."


불과 일주일 전에는 메이웨더가 도망다니기만 하고 돈이 되는 화끈한 시합을 못 해서 상대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겨우 며칠 사이에 태도를 완전히 뒤집었다. 크으, 역시 호사장님…역시 사람을 솔직해지게 만드는 데는 돈만한 것이 없다.








-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들. 카넬로의 상체 움직임은 잘 부각되지 않는 그의 최대 장점.








- 컴퓨박스 펀치스탯 및 공식 채점표.











- 카넬로의 여자친구 vs. 코토의 부인.






이번 코토 vs. 카넬로 대회의 코메인 이벤트는 일본 선수 미우라 다카시와 프란시스코 바르가스의 WBC 수퍼페더급 타이틀전이었다.


유명우 선수, 장정구 선수가 부당하게 들었던 비판 중 하나가 이들이 대부분의 경기를 홈인 한국에서 치렀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비판이 부당한 폄하인 이유는 당시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봐도 흥행 파워와 관중 동원력이 제법 좋은 축에 드는 나라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유명우, 장정구를 비롯하여 당시 한국을 대표하는 복서 대부분이 경량급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복싱계에게 있어서 더욱 매력적인 시장이었고, 한국 국적 선수들의 타이틀전을 한국에서 치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현 링 매거진의 P4P 랭킹 탑 10에는 야마나카 신스케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링 매거진의 체급별 랭킹에서 일본 선수들은 스트로급부터 수퍼페더급까지, 페더를 제외한 경량급의 모든 체급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작년 연말에는 이노우에 나오야가 복싱 역사상 최연소 2체급 세계 챔피언 기록을 세우면서 다수의 복싱 미디어로부터 2014년 올해의 선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리고 오늘,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15년 하반기 복싱계에서 가장 큰 대회의 코메인 이벤트에는 일본 국적의 세계 챔피언이 이름을 올렸다.






경기 후 퉁퉁 부어오른 얼굴로 아내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코토의 모습을 보니 한 세대가 끝나는 모습을 또 한번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짠했다.


코토는 커리어 내내 운이 많이 따른 선수였고 그 덕에 때로는 좀 과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행운을 거머쥘 때도 많았다. 커리어 동안 비판받을 만한 짓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코토는 좋은 커리어를 보내며 팬들에게 좋은 이벤트를 여러 번 선사한 선수였고, 완전히 망했다 싶은 커리어를 몇 번이고 본인의 힘으로 되살려냈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늘 경기로 코토는 1500만 달러의 대진료와 PPV 보너스까지 거머쥐게 되었다. 메이웨더전 이후 커리어 말년에 다시 한번 자신의 개인 최대 수익 기록을 새로 쓴 것이다.


코토는 이제 언제 은퇴를 선언한다 해도 놀랍지 않은 상황인데, 자신이 복싱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 때문이라는 말을 늘상 하는 코토가 가족들과 함께 노후를 잘 보내길 빈다.






리곤도의 복귀나 이 경기의 흥행 문제에 대해서 할 말이 조금 더 있긴 한데 시간상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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