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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나드 홉킨스의 2014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인터뷰 번역입니다.









평소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특별한 운동 비법 같은 건 있으신가요?

매일 새벽 5시 반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나. 45분 정도 몸을 잘 풀어주기 위해 달리는데, 그동안 몸 속에서 연소되는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에너지 바 같은 걸 먹어. 배가 부른 채로 달리지는 않아. 오후부터는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지. 철저하게 계획을 따른다구. 보통 하루 동안 두세 가지 운동을 하는데, 앞으로는 요가도 좀 해보고 뭐든 이것저것 해볼 생각이야.



어떤 식사를 주로 하십니까?

아침은 든든하게 먹어. 점심은 조금만 먹고, 밤에는 아무것도 안 먹어. 이따만한 스테이크를 먹은 채 잠자리에 들고 싶지는 않거든. 보통 하루에 세 번에서 네 번 정도 식사를 하는데, 그 사이사이에 건강 식품 같은걸 간단하게 먹는 편이야. 운동할 때 먹는 간이 식품이나 과일을 많이 먹지. 이런 건 보통 본 식사를 하기 전에 몸 속의 에너지를 보충하려고 먹는 거야. 활동적인 신체를 지닌 운동선수라면 이 정도로는 배가 완전히 차지 않거든. 저녁식사 전까지는 중간중간에 허기를 달랠 정도로 요기를 하는 것이 현명하지. 식사를 할때는 게걸스럽게 허겁지겁 먹으면 안 좋잖아. '배고플 때' 먹는 것과 '몸이 필요로 할 때' 먹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구. 몸이 필요로 하는 걸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다면 결국 자기 몸에 지배당하게 되는 법이야.



웨이트 리프팅은 하시나요?

안 해. 하는 선수들도 있지. 수십년 전 아마추어 시절에는 웨이트 리프팅이 몸을 크게 만들고 멋있게 만든다는 말도 많이 들었지. 하지만 해변가에서 몸 자랑하며 돌아다니는게 운동하는 목적은 아니잖아. 링 위에서는 기동성을 갖춘 채로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여야 해. 근육은 무거워. 몸을 무겁게 한다구. 근육을 많이 키우는 건 차나 트랙터를 밀 때는 좋겠지. 하지만 이런건 반응 속도나 동체시력과는 무관하잖아. 난 덴버의 산에서 바위를 깎아 만든 듯한 근육 덩어리 선수들과 싸우는 걸 좋아해. 그런 녀석들의 펀치는 잘 빗나가거든. 이건 심각한 문제야. 난 리지스턴스 트레이닝(resistance training)을 많이 하는데, 특히 근력 운동용 고무밴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 기구 중 하나야. 몸의 동작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잖아. 내 수트케이스에도 항상 넣어서 가지고 다녀. 최고의 운동 수단은 자기 몸이야.



가장 체중이 많이 나갔을 때는 언제였나요?

잘 모르겠어. 체중을 일일이 기억하지는 않으니까. 난 보통 5~6년간은 유행에서 안 벗어나는 질 좋은 옷을 사는 편인데, 그런 옷이 오랫동안 맞도록 몸을 맞추는 걸 좋아해. 2010년에 산 투버튼 수트가 여전히 몸에 맞는다고 생각해봐. 기분 끝내주지 ㅋㅋㅋ 이 모든건 내가 나만의 성전을 존중하기 때문에 가능한 거야. 만약 내가 내 차를 존중한다면, 안의 내용물까지도 존중해야 하지 않겠어? 


가끔씩 사람들의 우선 순위가 뭔지 잘 이해가 안 갈 때가 있어. 죽어라 일해서 돈을 벌었는데 정작 그 돈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잖아. 어떤 사람은 다른 일에는 절제를 하면서 정작 삶에 영향을 주는 일에는 그렇지 않던데, 왜 그러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간단 말야. 삶은 오직 한번밖에 없잖아.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좀 더 아껴야 해. 내 사고방식은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라. 난 편한 길을 택하지 않지. 누구나 다들 자기 뱃살을 반으로 줄이길 원하잖아. 그래서 잘못된 방법으로 체중을 줄이고는 하지. 그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짓이야.







식단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알콜, 흡연, 약물은 손대지 않아. 가공 식품도 손대지 않고. 지난 15년간 <Trader Joe’s>와 <Whole Foods>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식료품점 체인 이름). 거기다가 돈을 엄청나게 썼어. 그 양반들을 부자로 만들어줬다니까 ㅋㅋㅋ 내 몸에 들어가는 모든 건 꼼꼼히 라벨을 읽어보고 사는 편이야. 음식을 몇 주, 몇 달씩 쟁여놓고 먹지는 않아. 신선한 식재료만 사서 하루나 이틀 새에 다 먹는 편이야. 샐러드나 신선한 생 야채를 많이 먹지. 밀가루 파스타도 많이 먹어. 육식을 아주 즐기는 건 아니지만 사슴 고기는 좋아해. 선수 경력 내내 즐겨 먹었지. 필라델피아 밖에서 사슴고기를 도축하고 가공해서 보내주는 사람이 있는데, 가슴살이나 갈비살은 갈아서 햄버거 고기로도 먹을 수 있어. 이런 건 딱히 식단 관리라고 할만한 건 아냐. 그저 뭐가 올바른 건지 아는 거지.


난 운동 선수로서 살면서 올바른 습관을 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어. 난 지난 20년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 복서라고 할 수는 없어. 로이 존스같은 선수들이 정말 천재지. 하지만 내 근면함이 결국은 천재성을 앞질렀어. 장담하는데 다들 내 말에 100% 동의할걸. 나는 복싱에 존재하는 모든 악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어. 모두가 그걸 지켜봤지. 가끔씩 길을 걷다 보면 변호사나 사업가같은 사람들도 날 불러세워서 이렇게 말한다구. '당신은 저에게 큰 자극을 줬어요. 홉킨스 선생님. 복싱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전 이제 43세거든요. 당신은 저에게 큰 자극을 줬어요.' 다들 날 보면 굉장히 흥분해서 자기들이 보고 듣거나 읽은 걸 이야기해주는데 굉장히 멋진 경험이지.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하게 되는 그런 것이 있으신가요?

맛있는 치즈케이크를 먹는 걸 좋아해. 중학생 때 브룩클린에서 살았는데, 사람들은 내가 어린아이처럼 치즈케이크를 먹는 걸 흐뭇하게 웃으며 바라보곤 했지. 아이스크림도 좋아해. 지금은 아이스크림 종류가 굉장히 많잖아. 잘 찾아보면 저지방이나 방부제 미첨가인 것도 있지.

 


바지는 몇 사이즈를 입으시죠?

31사이즈. 10년간 계속 31사이즈였어.



49세의 나이에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히 하는 무언가가 있으신가요?

반응 속도와 동체시력 운동을 꾸준히 하지. 퍼즐도 많이 풀고, 체스도 둬. 평소에는 쓰지 않는 근육도 많이 쓰려고 하지. 내 상대방보다 더 똑똑해야만 하고, 링 위에서 상대의 스타일을 파악해야 하잖아. 그러니 정신 상태를 항상 날카롭게 유지해야지. 최근에 양로원에서 굉장히 많은 어르신들이 벽에 대고 테니스 공을 던지는 운동을 하는 걸 봤는데, 공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잡아 내야 하는게 규칙이었어. 가끔씩은 한 손으로 잡아야 할 때도 있었고. 그때부터 나도 테니스 공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어. 밖에 나가면 농구공을 드리블하듯 그걸로 드리블하는 거야. 내 발목에 맞지 않도록 발을 계속 움직여주는 거지. 신체의 여러 가지를 계속해서 꾸준히 자극해주지 않으면 결국 죽게 되는 법이지. 움직이지 않는 몸은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죽게 되는 법이야.



난 딱히 이런 일에 대한 학위가 있는 건 아냐. 그렇지만 난 우리 부모님이나 친구들 여럿이 일찍 세상을 떠나는 걸 계속 봐 왔어. 생명 유지를 위해 10가지 다른 치료를 받는 사람들도 있었지. 난 내 몸에 투쟁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치료에만 의존하며 여생을 보내는 그런 삶을 살 생각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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